사람에게 마음 여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멀어져가는 상대를 보면서도 달려가 붙들질 않고 멀뚱히 보고만 있게 되는 요즘. 설렁설렁 걸어가며 이름을 부른다고 뒤돌아 뛰어가는 사람 귀에 들릴리 없건만 나는 항상 설렁설렁 두어번 불러대다 곧이어 절레절레 해버리곤 만다. 그리곤 곧 그 모든 거리들에 익숙해져간다.
사랑이라는 건 결국 그 익숙함에도 불구, 끊임없이 서로의 거리를 맞춰나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아니지, 사랑이라기 보단 연애란. 상대가 내 위로를 필요로 하는 순간에 위로를 안겨줄 수 있다는 건 정말 얼마나 많은 마음쓰임이 필요한 일인지. 상대의 속도에 나의 속도를 맞추고, 서로의 보폭을 맞춰나가는 것. 때론 내가 앞서고 또 때론 내가 뒤쳐질지라도 결국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나란히 걷게 되는 것.
시간차가 아닌 거리차. 타이밍과 운명 탓으로 돌리는 건 이제 그만해야지. 노력 부족이다. 마음의 부족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