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복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에 대하여 이성복 어느 접도 구역에서나 그렇지만, 경상북도 상주시 화북면은 충청북도 보은군과 가깝다 사람들 말씨도 벌써 충청도고, 지세도 해발 천오백이 넘는 속리산 문장대에 가깝다 그저 행정구역으로 상주시 화북면이고,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충청북도 보은군이 아니다 한 번도 상주시 화북면이 되려 한 적 없고, 되지 않으려 한 적도 없다 시 아닌 모든 것들이 그렇다, 시는 해발 천오백이 넘는 속리산 문장대 어느 절벽에…… 더보기 시에 대한 각서 이성복 고독은 명절 다음 날의 적요한 햇빛, 부서진 연탄재와 탱자나무 가시, 고독은 녹슬어 헛도는 나사못, 거미줄에 남은 나방의 날개, 아파트 담장 아래 천천히 바람 빠지는 테니스 공, 고독은 깊이와 넓이, 크기와 무게가 없지만 크기와 무게, 깊이와 넓이 지닌 것들 바로 곁에 있다 종이 위에 한 손을 올려놓고 연필로 그리면 남는 공간, 손은 팔과 이어져 있기에, 그림은 닫히지 않는다 고독이 흘러드는 것도 그런 곳이다 더보기 생에 대한 각서 이성복 사람 한평생에 칠십 종이 넘는 벌레와 열 마리 이상의 거미를 삼킨다 한다 나도 떨고 있는 별 하나를 뱃속에 삼켰다 남들이 보면 부리 긴 새가 겁에 질린 무당벌레를 삼켰다 하리라 목 없는 무당개구리를 초록 물뱀이 삼켰다 하리라 하지만 나는 생쥐같이 노란 어떤 것이 숙변의 뱃속에서 횟배를 앓게 한다 하리라 여러 날 굶은 생쥐가 미끄러운 짬밥통 속에서 엉덩방아 찍다가 끝내 날개를 얻었다 하리라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