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썸네일형 리스트형 스물하고도 다섯 2012년 10월 24일 오전 2:20 새해맞이 일기를 걸렀다. 올해에도 물론 새해의 첫 일기는 있었지만 그건 새해를 ‘맞이하는’ 일기는 아니었다. 내 스물다섯이 이렇게나 유야무야 흐리멍텅 흘러가고 있는 것도 다 그때문이지 싶다. 하고 싶은 일이 너무나 많은 것은 결국 꿈이 없다는 것의 반증이라고 -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 말이 아직도 가끔은 나를 찔러댄다. 스스로의 외면하고 싶은 모습들을 맞닥뜨릴 때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나는 아직 익히질 못했다. 그래서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그 감정들을 어떻게 누르고 또 어떻게 표출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정말이지 ‘잘’ 해내보고 싶은데. 그러나 그것도 욕심이리라. 내가 너무 많은 것들을 바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더보기 스물하고도 넷 2011년 10월 15일 정오경. 아침나절, 비몽사몽 살풋 눈이 떠졌을 때부터 여태껏 나의 자그만 방은 온통 비오는 소리로 가득 찼다. 비는 그칠 기미가 없이 내린다. 나는 스물 세 해 전 오늘, 자정이 막 지난 시각 세상에 났다. 오랜만의 비가 내린다. 하룻밤 사이 날은 꽤나 쌀쌀해졌다. 겨울이 오는 소리가 온종일 나를 가득 채운다. 나는 자랐고, 자라고 있고, 앞으로도 자랄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살아내는 일은 날이 갈수록 어렵고 또 버거워지면서도 요령과 용기, 감히 말하건대 지혜도 그만큼 생겨나고 있다. 그러니 아직은 살만하다. 다만 내가 두려운 것은 - 아직 오지 않은, 미처 겪어보지 못한 또다른 어려움이 아니라 - 내가 요령이라 용기라, 또 지혜라 믿었던 것들이 실은 비겁함과 어리석음, 아집.. 더보기 스물하고도 셋 두 과목 시험을 치르고 기진맥진해 집에 들어왔다. 2시간밖에 눈을 못 붙였던 탓인지 눈두덩이 뜨겁다. 시계는 12시를 향해 꾸물거리며 흐르고 있었고 나의 스물 세번째 생일도 그만큼 꾸물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지나간 이제 다가오는 오늘이 나의 생일이라는 것을 전혀 실감하지 못하고 정신없이 흘러간 하루였다. 도저히 종잡을 수 없을 것만 같은 나의 마음을 움켜잡으려 애를 쓰며 잠시 주저앉은 사이로 끝도 없는 자괴감과 꽤 묵직한 좌절감이 함께 했다. 어둠에 어둠이 쌓이고 나는 여전히 나의 마음을 움켜잡으려 애를 쓰며 그 마음을 따라 어디론가 데구르 데구르 돌멩이가 가득한 흙길을 굴러가고 있다. 내가 지금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그 곳이 어떤 곳인지 알 도리만 있다면야 청춘의 무수한 반항과 방황은 흔적도 없었으리..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