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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기

스물하고도 다섯

 
2012년 10월 24일 오전 2:20 

 

새해맞이 일기를 걸렀다. 올해에도 물론 새해의 첫 일기는 있었지만 그건 새해를 ‘맞이하는’ 일기는 아니었다. 내 스물다섯이 이렇게나 유야무야 흐리멍텅 흘러가고 있는 것도 다 그때문이지 싶다.

 

하고 싶은 일이 너무나 많은 것은 결국 꿈이 없다는 것의 반증이라고 -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 말이 아직도 가끔은 나를 찔러댄다.

 

스스로의 외면하고 싶은 모습들을 맞닥뜨릴 때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나는 아직 익히질 못했다. 그래서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그 감정들을 어떻게 누르고 또 어떻게 표출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정말이지 ‘잘’ 해내보고 싶은데. 그러나 그것도 욕심이리라.

 

내가 너무 많은 것들을 바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노력과 의지도 없이 기대와 실망만이 가득하다. 그러나 정작 내 자신에게는 터무니없이 관대하다. 그 너른 관대함에 화가 치밀 때가 잦다 요즘은. 그러나 곧잘 잊고야 만다. 치사하다.

 

많은 것이 변해간다. 믿었던 많은 것들이 모조리 다 부스러진 뒤에도, 나는 여전히 그것들을 믿어야 하는 것일까.

 

만으로 스물넷이 되었다. 긴 호흡의 글을 적어내는 일이 날이 갈수록 버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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