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9 02:10
이다지도 울컥거리는 이 내 마음이 들이부은 커피 탓인지 준비되지 않은 시험을 앞둔 탓인지 스쳐 지나가는 연들에 대한 미련 탓인지 울적하기만 한 답이 없는 상념 탓인지 이도저도 아니라면 단지 스산한 겨울밤, 바람에 마음이 들썩거린 탓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사람의 감정이란 얼마나 어리석고 연약하고 믿을 수 없는 것인지, 나라는 사람은 얼마나 한심하고 가볍고 견딜 수 없는 이인지 다시 한 번 실감한다. 밤바람에 들썩이던 마음이 들썩거리다 못해 울컥이고 울컥이다 못해 이리저리 나린다. 마음이 아프다. 내가 얼마나 어리석고 한심한 감상에 빠져 있었는지를 깨닫는 건 쉬 견디기 힘든 감정을 동반하는 일이었다.
어찌하야 세상만사가 모두 나로부터 등을 돌렸다는 생각을 떨쳐낼 수가 없는 걸까, 말도 안되는 투정이라는 걸 알면서도 여기저기 들어달라며 징징대고 하소연하느라 바쁘다. 한심해서 견딜 수가 없는데도 울컥거리는 이 내 마음이 가라앉질 않는다는 것이 더 견뎌내기 힘들다.
이것저것 생각이 많은, 잠 못 이루는 밤 아니 새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