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들이 있다.
손에 잡히지 않는 것들을 무작정 좇으며,
눈에 보이는 것에만 급급한
그런 날들이 있다.
삶이란, 인생이란
하는 물음에 물음표 하나 띄우고선
아무 대답도 못해 아무 말이나 지껄이는
그런 날들이 있다.
좋아하는 것들만 하고 살기에도 바쁜
이 짧고 각박한 생의 한가운데서
호好도 불호不好도 모르고 넋을 놓은
그런 날들이 있다.
설혹 삶이 지치고 힘들더라도
결국은 다 괜찮아질 것이라 위안하는
그러나 결코 괜찮지 않은
그런 날들이 있다.
언젠가는 그런 적도 있었다.
이루지 못할 꿈, 잡히지 않는 별
그래 라 만차의 용감한 기사를 꿈꾸던
그런 날들도 있다.
동생의 기침소리
어머니의 눈물바람
그러나 그 한가운데 꾸역꾸역 살은
그런 날들이 있다.
그런 날들이 있고, 그런 밤들이 있다.
그런 날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