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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기

경계

사회의 구성원은 그 사회를 형성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상호존중의 자세를 갖춰야만 한다. 개인이든 단체든 학문이든 직업이든. 모두가 모두에 대해 경청하고 존중할 줄 아는 사회여만 진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지속적인 관심과 끊임없는 애정이야 어렵지만은 그 끈을 놓아버려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열등과 분노로 가득찬 사회는 곧 우월과 적대로 가득찬 사회다. 우가 있다면 반드시 열이 있고, 우와 열이 있다면 어딘가에서는 반드시 적대와 분노가 생겨나기 마련이다. 이 때 우리가 보다 주의해야 하는 것은 바로 열이 아닌 우의 마음가짐이다. '나는 틀렸다'의 자괴와 좌절보다 위험한 것은 '내가 옳다'의 선민적 오만이다. 세상 어디에도 옳고 틀린 것이 분명한 것은 없다. 심지어 그게 수학이라도. 우리가 옳고 그름을 판별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우리가 지키기로 약속한 기준에 따라서만 옳다. 어떤 문제들을 접하거나 갈등에 맞닥뜨렸을 때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의심과 더불어 옳고 그름에 관계 없이 모두를 존중하는 마음이다. 모든 인간은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내 기준이, 남의 것보다 더 우월할 것이라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일단은 내 안의 적대부터 덜어내야겠지. 모든 것은, 강요하는 순간 폭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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