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썸네일형 리스트형 스물하고도 셋 두 과목 시험을 치르고 기진맥진해 집에 들어왔다. 2시간밖에 눈을 못 붙였던 탓인지 눈두덩이 뜨겁다. 시계는 12시를 향해 꾸물거리며 흐르고 있었고 나의 스물 세번째 생일도 그만큼 꾸물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지나간 이제 다가오는 오늘이 나의 생일이라는 것을 전혀 실감하지 못하고 정신없이 흘러간 하루였다. 도저히 종잡을 수 없을 것만 같은 나의 마음을 움켜잡으려 애를 쓰며 잠시 주저앉은 사이로 끝도 없는 자괴감과 꽤 묵직한 좌절감이 함께 했다. 어둠에 어둠이 쌓이고 나는 여전히 나의 마음을 움켜잡으려 애를 쓰며 그 마음을 따라 어디론가 데구르 데구르 돌멩이가 가득한 흙길을 굴러가고 있다. 내가 지금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그 곳이 어떤 곳인지 알 도리만 있다면야 청춘의 무수한 반항과 방황은 흔적도 없었으리..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