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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노력

제도 안에서 일하면서 많은 좌절을 경험했다. '정말 많은 좌절'을.
그런 좌절을 겪고, 시스템에 대해 화가 날때에도 나는 싸우지 않았다. 그들에 굴복하고, 혼자 구석진 장소에 가서 멍청한 짓을 하며 풀었다. 그래야만 시스템 속에서 다시 일할 수 있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못된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그것만큼이나 WNET 방송국이라는 시스템 안에서 일을 하는 것도 좋아했다. 왜냐하면 그것이 중요한 일이고, 내가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일은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고, 거기서 작은 구멍을 찾아 작은 손가락을 집어 넣어 거대한 벽을 무너뜨리려 시도하는 것, 그리고 지나치게 부패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었다.

캘빈 톰킨스와의 인터뷰에서, 백남준
"Profiles: Video Visionary";
뉴요커, 1975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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