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하늘
2010.10.31 02:26
아침 일찍 춘천으로 출발해야했다. 사실 3시 취침 4시 기상이 자신이 없던 터라 밤을 새야겠구나 했는데 다행히 더 늦은 기차를 예매할 수 있었다. 6시에 일어나면 되었건만, 악마의 꾐에 넘어가 늦은 기차마저도 밤을 꼴딱 새우고 타야했다.
그래도 아침부터 날이 정말 좋았다, 햇살이 쨍쨍. 오늘은 정말 좋은 하루가 되겠구나 하는 느낌.
춘천에 도착해 담작은 도서관을 찾아 헤매던 길에, 왠지 정감있던 덩쿨벽.
한참을 찾아 헤매다 친절하신 아주머니의 안내 덕에 겨우 찾은 담작은 도서관
도대체 이 동네 어디에 도서관이 있다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아담하고 소박한 동네 골목 사이로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예쁜 건물 하나가 똑 하니 나타났다.
10월의 하늘은 맑고 청명하고, 구름 한 점 없는 말 그대로의 하늘이었다.
강연하시는 분들의 멋진 강연이 끝나고 사서 선생님께서 정말 맛있는 커피도 한 잔(사실 강연 시작 전에도) 주셨다. 무사히 행사를 마치고 다같이 둘러 앉아 조곤조곤 하는 대화가 참 좋았다. 정말, 좋은 분들과 좋은 시간, 좋은 경험이었다.
김현정 선생님의 제안으로 윤신영 선생님, 김현정 선생님과 함께 공지천에서 터미널까지 걷기로 했다. 황금비늘 테마거리에서부터 조각공원을 거쳐 찬찬히 걸어오는 길도 참 좋았다, 어느새 가을도 저만치 훌쩍이구나 싶은 마음. 온 길을 무수히 뒤덮은 낙엽과 온 하늘을 무수히 뒤덮은 단풍잎, 은행잎들이 노을지는 햇살 사이로 살랑살랑거렸다. 정말로, 참 좋았다.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에선 결국, 정신을 잃고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