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기
어른이 된다는 것
정보미20
2013. 4. 7. 06:14
세상은 아직도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나는 그 변화들 속에서 허둥지둥만 하며 멋적게 그대로 멈춰섰다. 3월의 학교는 몇년전 그때와 꼭 같이 북적이는 활기로 가득인데도 나는 그 활기가 너무나 낯설었다. 흐르는 시간들이 나는 아직도 너무 어렵다. 믿기지도 않고 믿기도 싫다. 단지 철이 덜 들어서, 정말 그럴지도. 지난한 고민들은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고 지나간 시간들은 더이상 내것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남아주기도 떠나갔기도.
그러나 그들을 붙잡는 것은 인력이 아니었을 게다. 지긋한 운명론. 머물고 떠나고 하는 모든 것들에는 그들 각자만의 사정이 있는 게다. 모이고 흩어지는 것들에서 무언가 그 까닭을 굳이 찾아야 한다면, 그것은 다만 그럴 때가 되어서ㅡ 라고. 믿게 되었다.
사람은 다들 각자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살아야한다고, 매일의 한계를 극복 해나가야 한다고, 그것이 삶이라고. 그렇게 배웠고 믿었다. 그러나 믿음과는 별개로, 마음에서 분노나 좌절감이 치솟을 때가 있다. 잦다. 그것 또한 나의 한계라고, 받아들인다. 그것을 완전히 받아들이고 더이상 분노나 좌절을 느끼지 않게 될 때가 바로 내가 비로소 어른이 되었을 때겠지.
그러나 그런 날은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이제야 든다. 그 또한,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