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기

쿵쿵쿵

정보미20 2011. 2. 25. 01:09

 

얼마 전부터, 내 방이 온통 쿵 쿵 쿵 거린다. 건물 자체가 쿵 쿵 쿵 내려찍히는 것 같다. 근처 공사장에서 아침 8시부터 하루 종일 쿵 쿵 쿵 하며 공사를 하는 탓이다. 누구에게도 하소연 못하고 혼자 괴롭다. 한밤중이 되어야 멈추는 쿵 쿵 쿵 소리는 하루 종일 쿵 쿵 쿵, 낮이나 밤이나 쿵 쿵 쿵 하며 내 머리를 쿵 쿵 거리게 내려찍는다.

며칠 전부터, 내 머리는 쿵 쿵 쿵 거린다. 마음도 쿵 쿵 쿵, 온 정신이 쿵 쿵 쿵 울리는 것 같다. 들썩이는 마음과 이리저리 흩날리는 마음을 한데 엮어 허리에 꽉 붙들어 맸다. 그렇지 않으면 저 쿵 쿵 쿵 거리는 소리와 함께 쿵 쿵 거리며 저 깊은 땅 속으로 흩어질 것만 같았다. 눈을 감아도 쿵 쿵 쿵, 눈을 떠도 쿵 쿵 쿵 하며 안에서도 밖에서도 나를 옭아맨다.

이기적인 사람의 마음은,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 허리에 꽉 붙들어 맨 내 마음들이 날 떠나가려 아우성이다. 내 마음들은, 무엇이 그리 두려워 이렇게 괴로울만치 쿵 쿵 거리는 저 깊은 땅 속으로 흩어지려 하는가.

나를 떠나지 않아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