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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선다는 것
정보미20
2014. 3. 8. 04:42
경제적인 자립과 안정된 수입이 주는 안락함을 생각한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나는 그 첫걸음이 경제적 자립이라고 생각했다. 수능이 끝나고부터는 쭉 돈을 벌었다. 아르바이트 경험도 몇번 있지만 대부분은 과외로. 보통 한다리 건너 자제분의 과외를 부탁받는 식이었다. 한때는 그게 가장 쉽고 빠르게 어른이 되는 길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큰 실수였다고 생각한다. 아르바이트를 하기 보다는 학업에 더 충실했어야 했고, 이왕 아르바이트를 할거라면 좀 덜 벌고 좀 더 힘들더라도 보다 보람찬 -내게 있어 보다 의미있는- 일을 했어야 했다. 나는 안정된 수입의 단맛을 너무 일찍 깨달아버렸다. 어지간한 일은 다 시시해보이기도 했다. 항상 쉽기만 했던 것은 아니지만, 아니 매번 너무 어려웠지만, 이처럼 나는 언제나 가장 쉬운 길만 택해왔다. 지금의 내 문제는 바로 여기서 비롯된 거다. 홀로 선다는 것, 의지와 뚝심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제 나는 또 안다. 생계를 위한 일과 자아를 위한 일이 내게는 이미 명확히 구분지어졌다는 것을.